추석 선물 및 제사상 차림으로 많이 사용되는 사과 가격이 작년보다 큰 폭으로 뛰었다. 여름 내내 반복된 폭염, 폭우로 작황 피해가 극심했다는 설명이다. 사과를 비롯한 농산물은 추석을 앞두고 수요가 급증하기 때문에 물가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란 우려가 계속되고 있다.
25일 팜에어·한경 농산물가격지수(KAPI)를 산출하는 예측 시스템 테란에 따르면 전날 국내산 사과는 도매시장에서 작년보다 56.8% 비싼 ㎏당 5311원에 거래됐다. aT에 따르면 제사상에 주로 사용되는 홍로 사과 10㎏은 평년(5만7915원) 대비 49.5% 오른 8만6580원에 거래중이다. 소매시장에서는 1개당 3440원에 판매중이다.
사과 가격이 급등한 이유는 급격한 기온 변화 때문이다. 지난 4월 개화기 때 냉해를 입어 사과 꽃이 얼었고 서리가 자주 내려 열매가 충분히 크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여름철에는 폭우와 폭염이 반복돼 사과 나무들이 탄저병과 갈반병(갈색무늬병)의 습격을 받았다.
한 대형마트 과일 담당 바이어는 “4~7월에 사과 수요가 늘자 일부 농가는 햇사과가 완전히 크기 전에 수확을 진행했다”며 “추석까지 상(上)품 사과의 가격은 계속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롯데마트는 사과를 원활하게 공급하기 위해 문경, 영주, 충주 이외에 충북 보은까지 산지를 확대했다.
대형마트들은 선물세트 가격을 낮추거나 동결하기 위해 샤인머스캣 등을 포함한 ‘혼합과일 선물세트’를 잇따라 내놨다. 샤인머스캣 가격은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마트는 ‘시그니처 샤인머스캣&사과&배’ 세트 가격을 지난해 7만9200원에서 올해 6만9300원으로 12.5% 낮게 조정했다. 롯데마트도 10만원대 품목 중 샤인머스캣, 멜론 등을 섞은 혼합 선물세트 구성을 2~3가지 추가했다.
토마토 또한 7~8월 폭우로 꽃을 제대로 맺지 못해 지난주보다 55.2% 비싸졌다. 9월까지 상승 흐름이 계속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악천후에 농산물 가격이 전반적으로 오르며 생산자물가지수는 상승 반전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7월 생산자물가지수는 전월보다 0.3% 오른 120.14로 집계됐다. 4월부터 3개월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다가 지난달 반등한 것이다. 장마에 취약한 상추(197.3%)와 시금치(172.5%) 등의 상승 폭이 두드러졌다. 생산자물가지수는 소비자물가의 향방을 가늠할 수 있는 선행지표로 사용된다.
한경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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